카지노 환수율과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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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율이란 게임을 무한한 횟수로 실행했을 때 수렴하는 기댓값입니다. 1~10회 시행할 경우 환수율이 그대로 본인에게 적용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본인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고, 카지노는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무한에 가까운 횟수의 게임을 제공합니다. 표본이 많다 보니 게임 결과가 점차 환수율로 수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결국 카지노 환수율 개념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플레이어가 아닌 카지노에게만 일방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월등히 높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즐기는 분들은 환수율이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수율은 분명하게 설정된 수치 그대로 적용된다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환수율이 실제로 적용되리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는 바로 ‘큰 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입니다.
큰 수의 법칙
큰 수의 법칙은 17세기 스위스의 수학자인 야코프 베르누이(Jacob Bernoulli)가 고안한 법칙입니다. 특정 확률을 수반하는 행위를 반복해서 시행할 수록, 경험적 확률인 시행 결과는 수학적 확률로 수렴한다는 이론입니다. 큰 수의 법칙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예는 바로 주사위입니다. 주사위를 던져 특정 숫자가 나올 확률은 정확히 1/6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주사위를 던진다면 어떨까요? 1이 나오기도 하고, 3이 4번 연속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10번을 던지면 어떤 숫자가 많이 나오고, 특정 숫자는 아예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사위를 1,000번 이상 던진다면 숫자는 고르게 1/6에 가까운 확률로 분포할 것입니다. 물론 1,000번을 던져도 특정 숫자가 많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10,000번 이상 던지면 경험적인 시행 결과는 수학적인 확률인 1/6에 한 없이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큰 수의 법칙입니다.
도박사의 오류
큰 수의 법칙은 진리에 가까운 수학 법칙입니다. 그런데 큰 수의 법칙을 고안한 베르누이는 큰 수의 법칙 정리 후반부에 돌연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 말로 인해 사람들은 큰 수의 법칙과 독립시행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일명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동전을 9번 던져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10번째는 뒷면이라 예측할 것이다. 하지만 던질 때마다 앞면과 뒷면이 나올 가능성은 항상 50%이다
Jacob Bernoulli (1654~1705), Ars Conjectandi
즉, 베르누이는 큰 수의 법칙 후반부에 큰 수의 법칙과 독립시행을 착각하지 말라는 조언을 덧붙인 것입니다. 독립시행이란 이전의 시행 결과가 다음 시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동전 던지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동전을 던져 9번 연속 앞면이 나왔는데, 10번째 던지면 과연 뒷면이 나올 차례일까요?
이전에 9번 연속 앞면이 나왔다고 해서 다음에는 뒷면이 나올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동전 던지기는 이전 시행 결과가 다음 시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독립시행이기 때문입니다.
베르누이는 이렇게 분명히 큰 수의 법칙과 독립시행을 별개로 구분지어 말하고 있습니다. 동전을 많이 던지면 던질 수록 결과적으로 50% 확률이 되겠지만, 그것은 표본이 너무 크기 때문일 뿐입니다. 동전을 던질 때 각각의 1회는 정확히 50% 확률입니다. 표본이 너무 크기 때문에 50% 확률의 예상 편차는 500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동전 던지기 1만 번 표준 편차 = 0.5 * √ 10,000 = 50
동전 던지기 100만 번 표준 편차 = 0.5 * √ 1,000,000 = 500
시행 횟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큰 예상 편차를 확인할 수 있지만, 고작 9번만 던져서는 표본 수가 충분치 않습니다. 결국 큰 수의 법칙은 표본이 많으면 많을 수록 정확하고, 반드시 많아야만 적용할 수 있는 법칙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큰 수의 법칙을 적은 표본에도 적용하는 실수를 범하고 맙니다.
바로 여기서 현재도 변함없이 수많은 사람을 울리고 마는 ‘도박사의 오류’가 시작합니다. 동전이 9번 연속 앞면이 나왔다면 큰 수의 법칙에 따라 앞으로 뒷면이 더 많이 나오리라 생각하는 것이지요. 표본이 적으면 적을 수록 큰 수의 법칙은 적용할 수 없으며, 결과는 완전히 운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렇게 큰 수의 법칙과 독립시행을 혼동하는 것이 도박사의 오류입니다.
도박사의 오류 사례
도박사의 오류는 ‘몬테카를로의 오류(Monte Carlo Fallacy)’라 불리기도 합니다. 몬테카를로 오류로 불리게 된 데에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1913년 8월 18일, 몬테카를로의 카지노에서 평상시와 다름 없이 룰렛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슬이 26번 연속 검은색에 떨어지고 맙니다.
구슬이 10번, 15번 검은색에 떨어질 때마다 다음에는 붉은색에 떨어질 것이라 베팅한 수많은 사람이 이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쉽게 말해 줄을 꺾다가 사단이 난 경우라고 볼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도박사의 오류로 벌어진 이 사건이 너무도 유명해진 나머지, 몬테카를로 오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도박사의 오류와는 다르게 환수율은 큰 수의 법칙을 따릅니다. 각각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수십 번의 게임은 모두 독립시행이므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카지노는 수십 번의 게임을 수만 회 반복하기 때문에 표본이 매우 많아집니다. 따라서 그들이 설정한 환수율(수학적 확률)로 수렴하게 됩니다. 결국 플레이어는 큰 수의 법칙으로 인해 돈을 잃고, 카지노는 큰 수의 법칙에 의해 돈을 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표본에 대한 바른 이해
카지노의 모든 게임은 독립시행입니다. 블랙잭처럼 일부 독립시행이 아닌 것도 있고, 독립시행이 아닌 점을 이용해 카드카운팅 기술도 성행합니다. 하지만 그 카드카운팅조차 유의미한 확률 차이는 1%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지노가 설정한 기본적인 확률을 넘어설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카지노 게임에 임할 때는 반드시 독립시행을 명심하고 도박사의 오류를 경계해야 합니다. 룰렛 게임을 즐길 때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친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다른 쪽이 나올 차례가 되었다 생각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슬롯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간혹 잭팟이 나온지 오래 된 기계를 찾는 분들이 계신데, 모두 의미없는 행위입니다.
잭팟의 확률이 0.1%라고 해서, 1,000번에 한 번씩 잭팟이 터지는 것은 아닙니다. 매번 게임을 시행할 때마다 0.1% 확률로 잭팟의 결과를 추출할 뿐입니다.
또는 슬롯에 상당한 금액을 사용했다고 해서 점차 당첨 기회가 가까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논리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큰 수의 법칙을 적용한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정 큰 수의 법칙에 따른 당첨자가 되려면, 터무니 없이 많은 횟수를 시행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큰 수의 법칙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확률 수렴에 대한 오해를 버린다면, 도박사의 오류 역시 겪지 않을 것입니다. 베르누이가 17세기에 남긴 말은, 표본에 대한 이해 없이 도박사의 오류에 빠진 이들에게 던지는 일침입니다.
그 어떤 바보라도 표본이 클 수록 확률이 평균으로 수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Jakob Bernoulli (1654~1705), Ars Conjecta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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